2025년 3월 22일 오전 11시 25분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의 한 야산에서 성묘객의 실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불씨는 강풍과 건조한 날씨를 타고 빠르게 번지며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경북 북동부 5개 시·군을 휩쓸었습니다
산불은 149시간 약 6일 동안 이어졌고 3월 28일 오후 5시를 기점으로 주불이 모두 진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잔불 정리와 재발화 방지를 위한 감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산불은 역대 국내 최대 규모로 기록될 만큼 피해가 막대했습니다
산림청이 발표한 산불 영향구역은 4만5157헥타르(ha)로, 서울시 면적의 75%에 달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4월 중순 각 지자체와 정부기관의 합동 조사 결과, 실제 피해 면적은 거의 9만ha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의 4배에 이르는 수치로, 단일 산불로는 한국 역사상 최악의 피해입니다
인명 피해도 심각합니다
5개 시·군에서 공식적으로 27명이 사망했고, 3만6천여 명의 주민이 대피하는 등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아직도 수천 명이 체육관 등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주택 4,000여 채를 포함해 건물 4,000여 동 이상이 전소 또는 부분 피해를 입었고 농작물 피해도 3,800ha 이상, 축사 223동, 농기계 6,700여 대, 양식장 5곳 등 농축산·수산 분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문화재 피해도 컸습니다
안동시 길안면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는 전체 30동 중 9동만 남기고 보물인 연수전과 가운루까지 전소되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 병산서원 등도 불길이 3~4km까지 접근해 긴급 대피와 방화선 구축 등으로 간신히 피해를 면했습니다
산불 진화에는 하루 88대 이상, 누적으로 665대의 헬기가 동원됐으며 군 병력과 소방, 산림청 인력 등 7,000여 명이 투입되었습니다
하지만 강풍(최대 초속 27m)과 고온·건조한 기상 여건, 연기와 안개로 인한 헬기 운용의 어려움 등으로 진화가 쉽지 않았습니다
3월 27일 밤부터 내린 비와 기온 하락, 바람 약화로 진화에 속도가 붙어 28일 주불 진화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산불의 원인은 성묘객 실화로 추정되고 있으나 경찰과 산림당국은 산림보호법 위반 등으로 용의자를 소환해 조사 중입니다
경북은 전국에서 산불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가 가장 큰 지역으로 최근 10년간 산불 피해 면적의 50% 이상이 집중될 정도로 취약합니다
주요 원인으로는 입산자 실화, 논밭두렁 소각, 쓰레기 소각, 담뱃불 등이 꼽히며, 고령 인구가 많아 초기 대응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산불 피해액은 사유시설과 공공시설을 합쳐 1조 1,306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피해 조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어서 최종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경북도와 정부는 이재민 임시거주시설(에어돔 등) 지원, 농업·산업 복구, 산림 및 문화재 복구 등 후속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 경북 산불은 기후변화로 인한 건조·고온 현상, 산림 관리의 취약성, 진화 인력·장비의 한계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산불 대응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앞으로 산불의 상시화·대형화에 대비한 진화대책의 대전환과 산림 관리, 주민 교육, 문화재 보호 등 종합적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2025년 경북 산불은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지역사회와 국가 전체에 심각한 경각심을 일으킨 대형 재난이었습니다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빠른 일상 복귀와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산불 예방 및 대응 체계의 혁신이 절실합니다